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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성욱의 배구 산책] 코트에서 사라진 선수들

기사승인 2023.11.08  16:3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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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쿼터가 도입된 2023-2024 V-리그. (C)KOVO

2023-2024 V-리그 1라운드가 하루 전인 7일 마무리 됐습니다. 8일부터는 2라운드를 시작합니다.

이번 시즌 프로배구의 가장 큰 변화는 아시아쿼터 도입입니다.

남자부와 여자부 각 7명씩 14명이 V-리그 유니폼을 입고 뜁니다. 대부분이 주전 자리를 꿰찼고, 서너명은 백업으로 교체 투입되는 상황입니다.

이에 따라 10명 이상의 기존 국내 선수들이 웜업존으로 물러났습니다. 코트에서 사라진겁니다.

연쇄적으로 도미노 현상이 일어나고 있습니다. 기존 주전 선수들이 웜업존으로 이동하면서 이미 웜업존에서 백업 자리를 노리던 선수들은 경기 투입 자체가 어려워졌습니다.

아마도 2~3년 안에 이들은 퇴단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본인이 그만둘수도 있지만 구단이 재계약을 하지 않을 겁니다. 이런 현상이 몇 년 이어진다면 아마 배구를 하려는 젊은 선수들의 씨가 마를수도 있습니다.

배구를 잘한다고 인정 받아 프로팀에 가도 외국인선수와 기존 국가대표급 선수들을 이겨내야 코트에 설 수 있기 때문입니다. 지금 상태로는 대부분이 그 무대에 서보지도 못하고 짐을 싸야 할 겁니다.

결국 답은 정해져 있습니다. V-리그 무대에서 뛸 수 있는 선수들을 키워내는 하위리그가 필요합니다. 프로에 가면 V-리그에서 당장 뛰지못해도 하위리그에서 뛰면서 내일을 준비할 수 있어야 합니다.

몇 번을 이 코너에서 언급했지만 연맹과 구단은 서로 책임을 떠넘기고 있습니다. 배구계 생태계가 기형적으로 바뀌고 있는 상황인데도 말입니다. 이런 현상이 이어진다면 최상위포식자 격인 외국인선수와 몇몇 주전급 선수만 남고 나머지는 모두 사라질 중대 위기임에도 연맹과 구단은 아무런 구체적인 움직임이 없습니다.

지금 상황을 연맹과 구단은 매우 위중하게 생각해야 합니다. 특히 배구연맹은 2군 리그 추진에 강력한 페달을 밟아야 합니다. 구단을 탓하지 말고, 만장일치를 이유로 들지 말고, 그냥 밀고 나가야 합니다. 단 2개 구단이라도 하겠다면 예산을 쏟아부어야 합니다.

배구연맹이 추진력이 있다는 건 미카사볼 도입을 통해 확인됐습니다. 당장 이번 시즌이 끝나기 전에 2군 리그에 대한 플랜이 나오지 않는다면 연맹은 직무유기에서 벗어날 수 없을겁니다.

선수는 훈련만으로는 발전할 수 없습니다. 큰 무대가 아니더라도 작은 무대를 통해 자신의 향상된 기량을 확인해야 합니다. 연습경기가 아닌 공식기록이 팬들 앞에 공개되는 경기가 필요합니다. 2군에서 통한 선수는 1군에서도 통할 수 있습니다. 2군에서도 통하지 않는다면 미련없이 은퇴할 수 있습니다.

지금 현실은 국가대표에 뽑인 선수들이 팀에서 조연 역할을 하거나 웜업존에 머물고 있습니다. 이런가운데 내년에 소집될 국가대표팀이 V-리그를 발판으로 더 나은 실력을 선보일 수 있을까요?

지금은 절망적입니다. 지금 V-리그의 경기력 자체가 엉망인데 미래를 위한 단계별 계획은 보이지 않고 그저 현실에 안주하고 있습니다.

그러는 사이 10명 넘는 주전급 선수들이 코트에서 쫓겨났습니다. 웜업존에서도 위태롭게 서있습니다.

코트에서 사라진 선수들이 다시 돌아올 수 있는 기회를 연맹과 구단이 계속 외면한다면 프로배구는 공멸의 길로 갈 것입니다. 이 책임은 지금 연맹과 구단의 고위직들이 모두 져야 합니다. 총재와 구단주 14명도 이 책임에서 결코 자유로울 수 없습니다.

우리나라 대표팀이 아시안게임에서 5~6위를 한 건 V-리그에도 분명 책임이 있습니다. 그걸 인지하고 있다면 지금 당장 머리를 싸매고 방안을 만들어야 합니다. 마지막 기회라는 절박한 심정으로 임해야 합니다. 이번 기회 마저 지나친다면 큰 책임이 따를겁니다. 

홍성욱 기자 mark@thesportstimes.co.kr

<저작권자 © 스포츠타임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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