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쉬워하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공격수 가르차노 [EPA=연합뉴스] |
'랫클리프 체제'로 재편을 발표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경기 종료 직전 통한의 실점을 허용하며 21년 만에 안방에서 풀럼에 패했다.
맨유는 24일(현지시간) 영국 맨체스터의 올드 트래퍼드에서 열린 2023-2024 잉글랜드 프로축구 프리미어리그(EPL) 26라운드 홈 경기에서 풀럼에 1-2로 졌다.
맨유가 구단의 상징으로 널리 알려진 홈 경기장 올드 트래퍼드에서 풀럼에 패한 건 2003년 10월 이후 처음이다.
홈, 원정을 통틀어 풀럼이 맨유를 마지막으로 이긴 것도 15년 전이다. 풀럼은 2009년 12월 이후 한 번도 맨유를 이기지 못하다가 이날 뜻깊은 승리를 챙겼다.
맨유의 공동 구단주로 등극한 영국 억만장자 짐 랫클리프가 맨체스터 시티(맨시티), 리버풀을 3년 만에 따라잡겠다는 원대한 포부를 밝힌 지 이틀 만에 구단 역사에 남을 불명예스러운 패배를 당한 셈이다.
지난 22일 글로벌 화학그룹 이네오스의 창립자인 랫클리프는 언론 인터뷰를 통해 맨유를 맨시티, 리버풀을 넘어 다시 세계 최고의 구단으로 올려놓겠다는 취지의 취임 일성을 밝혔다.
이런 구단주의 포부와 달리 에릭 텐하흐 감독이 이끄는 맨유는 리그 중위권 팀 풀럼(9승 5무 12패·12위)을 상대로 좀처럼 우위를 점하지 못했다.
슈팅 수 21 대 17, 공 점유율 57% 대 43% 등 풀럼보다 경기 지표에서 근소하게 앞선 맨유는 후반 20분 선제골을 허용했다.
코너킥 직후 페널티박스에서 혼전 상황이 나타난 틈을 타 풀럼의 중앙 수비수 캘빈 배시가 시원한 오른발 슈팅으로 앙드레 오나나가 지킨 맨유의 골문을 열었다.
맨유는 후반 43분 센터백 해리 매과이어가 천금 같은 동점 골을 넣어 승점을 1이라도 올리는 듯했다. 브루누 페르난드스의 중거리 슛이 골키퍼 선방에 막힌 후 문전으로 흐르자 매과이어가 침착하게 차 넣었다.
그러나 맨유는 후반 추가 시간을 버티지 못하고 무너졌다. 추가 시간으로 9분이 주어진 가운데 6분가량 흐른 시점 풀럼이 역습을 시작했다. 공을 몰고 전진한 아다마 트라오레가 페널티박스로 찔러준 공이 알렉스 이워비에게 전달됐다. 이어 이워비의 오른발 슈팅이 골대 하단 구석을 정확히 찌르며 풀럼이 2-1 짜릿한 승리를 완성했다.
시즌 10패(14승 2무)째를 당한 맨유(승점 44)는 6위에 머물렀다.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진출의 마지노선으로 평가되는 4위를 꿰찬 애스턴 빌라(16승 4무 6패·승점 52)와 승점 차는 8로 벌어졌다.
랫클리프가 '시끄러운 이웃'이라 표현하며 따라잡겠다고 지목한 맨시티는 맨유와 달리 승점 3을 챙겼다. 결승 골을 터뜨린 필 포든을 앞세운 맨시티는 원정에서 본머스를 1-0으로 잡았다. 18승 5무 3패가 된 2위 맨시티(승점 59)는 리버풀(18승 6무 2패·승점 60)과 승점 차를 1로 유지했다.
뉴캐슬을 홈에서 4-1로 대파하며 역시 18승(4무 4패)째를 챙긴 3위 아스널도 승점 58을 쌓으며 치열한 선두 다툼을 이어갔다.
강종훈 기자 sports@thesports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