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소 짓는 김다은. [한국배구연맹 제공] |
한국도로공사는 지난해 열린 신인드래프트에서 전체 1순위로 미들블로커 김세빈을 지명해 주전으로 키웠다. 신인상은 김세빈의 몫이었다.
하루 전인 3일 서울 메이필드호텔에서 열린 2024 신인드래프트에서도 도로공사는 전체 1순위 지명권을 행사했다. 행운이 깃든 지명이었다.
김종민 감독은 잠시의 고민도 없이 세터 김다은(목포여상/178.2cm)을 지명했다. 일찌감치 도로공사는 김다은 지명에 대해 욕심을 내고 있었다.
도로공사는 목포여상을 김천 훈련장으로 초대해 연습경기를 했고, 합동훈련도 진행했다. 목포여상 외에도 여러 학교를 대상으로 연습경기를 통해 신인들의 실력을 점검하는 동시에 자체적인 훈련 성과도 확인했다.
이 과정에서 도로공사 김종민 감독은 세터 김다은의 활약에 주목했다. 김다은이 구사하는 토스가 매력적이었던 것. 큰 키에서 나오는 타점 높은 토스에는 힘이 실렸다. 볼줄이 강력했다.
발이 느리고 점프력에는 아쉬움이 있었지만 기본적으로 지닌 장점만으로도 김다은은 주전경쟁에 뛰어들 자질이 충분했다.
그렇다면 김다은의 주전경쟁력은 어느 정도일까.
현재 한국도로공사에는 주전 세터 이윤정(172cm)과 백업 세터 하효림(172cm)이 있다. 두 선수 모두 경험과 운영에 있어 김다은에 비해 비교우위가 있다.
이윤정은 챔피언결정전 우승을 조율했고, 지난 시즌에도 주전으로 활약했다. 이번 시즌도 주전세터를 예약한 상황. 하지만 이윤정은 경기 운영에 있어 정체된 부분이 있다. 상대 코트를 순간적으로 읽어내며 토스를 구사하는 부분에 있어 아쉬움이 있다. 토스 스피드와 높이도 지금 주전 공격수들과 좀더 합을 맞춰야 한다.
하효림은 양쪽 사이드로 향하는 토스에 힘이 실린 점은 강점이다. 다만 아직 코트에서의 자신감을 끌어올려야 하는 과제가 있다.
김다은은 높이에서 일단 강점을 가지고 출발한다. 문제는 김다은이 니콜로바, 강소휘, 유니에스카(등록명 유니)로 이뤄진 삼각편대를 활용하는 능력에서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 여부다. 여기에 배유나와 김세빈, 그리고 김현정으로 구성된 미들블로커를 통한 득점력 창출이 지금 이상으로 일어날 수 있을지도 궁금한 대목.
일단 김다은은 10월 경상남도 김해시에서 열리는 전국체전을 마친 직후 한국도로공사 선수단에 합류하게 된다.
출발은 세 번째 세터다. 단, 팀의 기본적 전술을 익히고 나면 부분적으로 출전 기회가 생길 것으로 전망된다. 1라운드 1순위로 장래가 촉망되는 신인 세터를 품은 이상 기회를 주면서 기량을 점검하는 건 당연하다. 빠르면 1라운드 초반부터 출전 기회가 부여될 것으로 보인다.
도로공사 김종민 감독은 “김다은은 운영능력, 양쪽으로 가는 토스, 움직임, 블로킹 높이까지 여러 면에서 좋았다. 볼 컨트롤 능력이 좋아보였고, 볼에 힘도 실렸다. 우리 팀의 부족한 부분을 채울 수 있는 선수라 판단했다. 1순위가 나와 편안하게 선택했다”라고 말했다.
1순위로 지명된 김다은은 “1순위는 예상하지 못했다. 감독님, 코치님, 베테랑 언니들을 통해 많이 배우겠다. 특히 이효희 코치님의 지도를 통해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다. 운동할 때 좀더 자신있게 하려고 한다. 그런 모습을 보인다면 기회는 올 것이다. 기회가 온다면 잡을 것이다”라며 당찬 의지를 보였다.
한국도로공사는 이번 시즌 삼각편대가 전원 교체됐다. 이들을 향한 토스가 어떻게 구사되느냐는 팀의 성적을 좌우하는 중요한 요소다. 기존 이윤정 세터가 중심을 잡고 있는 가운데 세터 포지션 보강을 위해 하효림을 영입했고, 걸출한 신인 김다은까지 보완했다.
2024-2025시즌이 마무리되는 시점에서 한국도로공사 주전세터 자리를 누가 차지하고 있을지도 큰 관심사가 됐다.
홍성욱 기자 mark@thesports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