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부터 정현우, 정우주 [서울=연합뉴스] |
덕수고 왼손 투수 정현우가 2025 KBO 신인 드래프트 전체 1순위 영광을 차지했다.
키움 히어로즈는 11일 서울시 송파구 롯데호텔 잠실에서 열린 프로야구 2025 신인 드래프트에서 정현우에게 전체 1순위 지명권을 썼다.
시속 150㎞가 넘는 빠른 공을 던지는 '좌완 강속구 투수' 정현우는 커브와 포크볼 등 변화구 완성도와 제구력이 뛰어난 '완성형 투수'로 평가받는다.
왼손 선발 투수 자원이 부족한 키움은 최근 정현우 지명 쪽으로 방침을 정했고, 변동 없이 가장 먼저 이름을 불렀다.
정현우는 올해 고교야구 16경기에서 8승 무패 48⅓이닝 70탈삼진 13볼넷 평균자책점 0.58을 거뒀다.
고형욱 키움 단장은 "구단 역사상 최초로 전체 1번을 지명하게 됐고, 명확하게 돋보이는 유일한 선수라 정현우를 선택했다"고 지명 이유를 설명했다.
이번 드래프트 대상자는 고교 졸업 예정자 840명, 대학교 졸업 예정자 286명, 얼리 드래프트 신청자 56명, 해외 아마 및 프로 출신 등 기타 선수 15명까지 총 1천197명이다.
전면 드래프트 방식인 이날 드래프트는 1라운드부터 11라운드까지 이뤄졌고, 2023년 순위 역순인 키움 히어로즈∼한화 이글스∼삼성 라이온즈∼롯데 자이언츠∼KIA 타이거즈∼두산 베어스∼NC 다이노스∼SSG 랜더스∼kt wiz∼LG 트윈스 순으로 지명했다.
이중 키움은 올해 5월 내야수 김휘집을 NC로 보내면서 1라운드와 3라운드 지명권을 받았고, 앞선 1월에는 포수 이지영 이적으로 SSG의 3라운드 지명권까지 확보했다.
또한 LG는 지난해 11월 진해수를 롯데로 보내면서 5라운드 지명권을 받았다.
이후 드래프트 1라운드는 구단별 치열한 눈치 싸움이 벌어진 가운데 진행됐다.
2순위 지명권을 가진 한화는 우완 투수 정우주(전주고)를 선택했다. 당초 전체 1순위 후보로 거론됐던 정우주는 부드러운 투구 자세로 시속 150㎞ 중반대 강속구를 쉽게 던지는 투수다.
정우주는 올해 고교야구 16경기에서 45⅔이닝을 던져 4승 1패 80탈삼진 27볼넷 평균자책점 1.24를 수확했다.
한화는 2022 드래프트에서 뽑은 문동주와 2023 드래프트 선수 김서현, 이번에 선발한 정우주까지 우완 강속구 라인업을 갖추는 데 성공했다.
삼성은 예상했던 대로 지역 연고 선수인 대구고 좌완 배찬승을 호명했다. 작년까지만 해도 전체 1순위 후보로 손꼽혔던 배찬승은 뛰어난 제구력과 시속 150㎞ 강속구를 던져 즉시 전력감으로 꼽히는 선수다.
이종열 삼성 단장은 "올 시즌을 치르며 강속구를 던질 좌완 불펜 투수가 필요했다. 삼성을 내년에 더 강하게 만들 선수"라고 말했다.
전체 4순위 지명권을 가진 롯데는 광주일고 좌완 김태현을 뽑았다.
박준혁 롯데 단장은 "직구 움직임이 좋고, 다양한 구종과 디셉션 등 선발로 프로에서 활약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좌타자와 우타자 비율이 1대 1인 리그에서 좌투수 가치는 점점 올라갈 것"이라고 말했다.
5순위 지명권을 지닌 KIA는 덕수고 우완 김태형을 선발했고, 전체 6번 두산은 덕수고 내야수 박준순을 호명했다.
올 시즌 고교야구 타율 0.425, 5홈런, OPS(출루율+장타율) 1.113을 찍은 박준순은 올해 드래프트에서 가장 먼저 호명된 야수다.
김태룡 두산 단장은 "올해 최고의 내야수로 판단했다. 앞으로 20년 동안 두산 내야를 책임져 줄 화수분 야구를 보여줄 것"이라고 지명 배경을 설명했다.
트레이드를 통해 NC 몫의 1라운드 지명권을 확보했던 키움은 전체 7번 지명권을 충훈고 우완 김서준에게 썼다. 김서준은 신장 190㎝의 큰 키와 다양한 구종과 안정적인 제구력이 돋보이는 선수이며, 즉시 전력감으로 손꼽힌다.
포수 세대교체가 시급한 SSG는 드래프트 포수 최대어로 거론되던 강릉고 포수 이율예에게 전체 8번 지명권을 사용했다. 이율예는 당장 프로에 오더라도 백업 포수로 기용할 수 있을 정도로 수비가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는다.
김재현 SSG 단장은 "2028년 청라돔 시대를 맞아 이율예를 팀을 대표하는 선수로 만들어 보겠다"고 말했다.
전체 9번 지명권을 가진 kt는 신장 193㎝의 장신 서울고 우완 김동현을 지명했다. kt 구단은 박경수와 배정대의 자필 문구가 적힌 유니폼을 미리 마련해 김동현에게 전달했다.
마지막으로 1라운드 마지막 지명권을 가진 LG는 서울고 우완 투수 김영우를 선택했다.
차명석 LG 단장은 "저와 김영우 선수는 공통점이 많다. 김영우 선수가 시속 156㎞를 던진 날, 저도 병원에서 최고 혈압이 156(㎜Hg) 나왔다"고 말해 모두를 웃겼다.
올해 드래프트에서는 대학 선수의 열세가 두드러졌다. 지난해 지명 선수 110명 가운데 27명(24.5%)이었던 대학 선수는 올해 15명(13.6%)으로 대폭 줄었다.
가장 먼저 호명된 대학 선수는 동의과학대 투수 홍재훈으로 4라운드 전체 37번이었고, NC가 선택했다.
대학교 2학년 선수가 프로 입단을 시도할 수 있는 얼리 드래프트 신청 선수 가운데서는 홍익대 투수 엄상현이 8라운드 전체 72번으로 한화 지명을 받았다.
트레이드를 통해 지명권 3장을 확보, 총 14명을 뽑은 키움은 줄곧 고졸 예정 선수만 호명하다가 대졸 예정 선수를 최소 1명은 선발해야 한다는 규정에 따라 최종 11라운드에 경남대 투수 정동준을 호명했다.
올해 드래프트는 10개 구단이 11라운드까지 모두 지명권을 행사해 1천197명 가운데 110명이 뽑혀 취업률 9.2%를 기록했다.
KBO 트라이아웃에 참가했던 15명의 선수는 누구도 지명받지 못하고 고배를 마셨다.
정현규 기자 sports@thesports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