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1] ‘물러설 수 없는 날’ 현대건설 vs 한국도로공사

현대건설 몬타뇨(왼쪽)와 한국도로공사 캣벨. (C)KOVO

드디어 여자부 포스트시즌이 시작된다. 정규리그 2위 현대건설과 3위 한국도로공사가 3전 2선승제 플레이오프에 나선다.

1차전은 23일 오후 7시 수원체육관에서 펼쳐진다. 승리 팀은 절대적 우위 속에 시리즈를 풀어나가게 된다. 오늘이 승부처라는 얘기다.

현대건설은 지난 시즌 1위 팀이다. 이번 시즌도 중후반까지는 1위를 내달렸다. ‘최강’ 혹은 ‘난공불락’이라는 수식어가 전혀 어색하지 않았다. 하지만 외국인선수 야스민의 허리 부상 이탈 이후 팀은 흔들렸다. 결국 대체 외국인선수 몬타뇨를 영입했지만 야스민 수준의 파워는 아니었다.

현대건설은 부상으로 팀 전력을 상당 부분 잠식당했다. 주전리베로 김연견이 부상 이탈 이후 코트로 복귀한 건 다행이지만 황민경과 고예림 등 리시브 라인의 크고작은 부상까지 전체적으로 어려운 상황임은 분명하다.

한국도로공사는 지난 시즌 2위를 기록했다. 올 시즌보다 전력에서 탄탄했기 때문에 지난 시즌 포스트시즌을 치르지 못한 건 아쉬움으로 남았다.

이번 시즌 도로공사는 외국인선수를 카타리나에서 캣벨로 교체했다. 성과도 있었다. 다만 캣벨의 폼이 조금 떨어졌다가 다시 올라오는 과정이란 점은 오늘 경기 체크포인트다.

어쩌면 지난 시즌 챔프전에서 만났어야 할 두 팀은 이번 시즌 플레이오프에서 만나게 됐다. 어떤 결과가 나올지 매우 궁금해진다.

현대건설은 몬타뇨 쪽에서 어느 정도 득점이 나와줘야 승산이 있다. 여기에 양효진의 중앙 득점이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어야 한다. 정지윤의 공격력도 최대한 살릴 필요가 있다.

도로공사는 캣벨과 박정아로 구성된 원투펀치가 조화를 이룰 때 강해진다. 이 부분이 경기의 키다. 또한 정대영과 배유나로 이뤄진 미들블로커진이 어느 정도 방어선을 구축할 것인지도 궁금해지는 대목이다.

현재 주전 7명 라인업을 비교할 때 전력은 백중세지만 리시브와 수비에선 도로공사가 비교우위다. 현대건설이 미들블로커 양효진과 이다현을 보유하고 있지만 도로공사 정대영과 배유나 라인은 어느 팀을 만나도 밀리지 않는다. 

결국 서브와 공격력에서 치고 나가는 팀이 우위를 점할 수 있다. 큰 경기는 과감함으로 상대를 압도할 수 있어야 한다. 소극적으로 움츠러들면 안된다. 오늘 현대건설 김다인 세터와 도로공사 이윤정 세터의 경기 운용에 눈길이 간다. 김다인 세터로 향하는 리시브 품질이 어느 정도일지도 관건이고, 김다인의 다양한 배분도 승패에 큰 변곡점이 될 듯 싶다. 도로공사 이윤정 세터 또한 집중력을 시종일관 유지할 수 있어야 한다. 더불어 리시브가 어느 정도 됐을 때 배유나 활용을 통해 상대 블로커를 분산시킬 수 있어야 한다.

도로공사 핵심전력인 정대영과 배유나는 지난 17일 GS칼텍스전 이후 인터뷰에서 야스민이 없는 현대건설은 있을 때에 비해 부담감이 50% 이상 줄었다고 공통적으로 언급했다. 코트 안의 체감이 이 정도 상황이라는 것. 결국 오늘 경기는 몬타뇨가 야스민이 가진 비중의 얼마 정도를 해줄 것이냐에 승부의 향방이 달려있다고 보면 된다.

경기는 오후 7시에 시작된다. 오늘 이긴 팀이 챔피언결정전에 오를 가능성은 상당하다. 이번 시즌 두 팀의 여섯 차례 맞대결은 3승 3패로 팽팽했다. 초반 3라운드까지는 현대건설이 모두 이겼고, 4라운드 이후는 도로공사가 모두 승리했다. 승점 분포도 9-9로 동일했다. 후반부 흐름은 도로공사가 좋았지만 최종 맞대결은 파이널세트 혈투였다. 오늘 또한 물러설 수 없는 경기가 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