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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성장’ 이다영 “나 아니면 안된다는 독한 마음”

기사승인 2017.09.30  06:59: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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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다영이 도요타와의 경기 후 포즈를 취하고 있다. (C)현대건설

[스포츠타임스=오카자키(일본), 홍성욱 기자] “‘내가 아니면 이 팀은 안된다’는 독한 마음을 먹었어요.”

일본 전지훈련에 나선 현대건설의 새 주전세터 이다영의 한마디는 그의 마음가짐을 대변하고 있었다.

비시즌 동안 허리 재활과 더불어 팀 동료들의 훈련을 혼자서 토스하며 맞춰온 이다영은 일본 전지훈련에서야 처음으로 완전체 현대건설을 조율했다.

28일과 29일 일본 V리그 소속 도요타와의 경기에서 이다영은 야전사령관으로 분배에 나섰다. 첫 날은 처음 맞춰보는 실전 상황이라 매끄럽지 않은 부분도 있었지만 둘째 날은 확연히 달랐다. 외국인선수 엘리자베스를 살려주면서 오른쪽 황연주의 전후위 공격은 물론, 센터 김세영과 양효진의 속공 및 개인시간차까지 적절한 조화를 만들어냈다.

세트를 더해갈수록 호흡은 척척 맞아들었다. 보통 일본 전지훈련 때는 4세트까지 진행키로 미리 결정한다. 마지막 4세트에서 현대건설은 25-11로 크게 앞서며 경기를 마무리했다. 도요타가 여러 차례 작전타임을 불렀지만 스코어는 좁혀지지 않았다.

가장 잘되는 현대건설의 모습이 코트에 투영된 것. 황민경과 김연견이 리시브와 수비에서 몸을 던지며 볼을 걷어 올리자 이다영은 어느새 볼 아래로 파고들어가 토스에 나섰다. 득점으로 연결되자 현대건설 선수들의 얼굴에는 자신감 넘치는 미소가 번졌다. 가장 크게 포효한 건 이다영이었다.

그는 “비시즌 동안 이도희 감독님 지도로 세밀하게 지적받은 걸 하나씩 바꿔가고 있어요. 아직 과정이지만 모두 제 것으로 소화하려고 해요. 우선 볼을 잡는 위치가 작년에 밑에서 잡았다면 올해는 위에서 토스를 하려고 합니다. 볼 아래로 빨리 파고들어가 위에서 볼을 올리면 확실히 토스 정확도가 높아지더라고요”라고 말했다.

지난 시즌 인터뷰 때보다 밝아졌고, 진지함도 함께 묻어났다.

이다영은 “가장 많이 받는 지적은 토스를 할 때 미리 공격수를 정해놓지 말라는 것이었어요. 공격 선수를 확인하고, 상대 블로킹을 보고, 순간적인 판단을 하는 게 쉽지는 않지만 노력하고 있어요”라고 말했다.

에이스의 위치, 나머지 공격수들의 상황은 물론, 원블로킹이 만들어질 수 있는 선수까지 짧은 순간에 파악하고 행동으로 옮기는 것이 세터의 중요한 역할이다. 이 부분에서 이다영은 급성장을 보이고 있다. 아직은 매 경기 매 세트를 모두 잘하는 경지에 오른 건 아니지만 그래프는 상향으로 가파른 곡선을 그리고 있다.

여기에 이다영은 블로킹과 서브라는 또 다른 무기가 있다. 블로킹은 180cm 신장을 이용해 현대건설이 자랑하는 190cm 트윈타워 양효진, 김세영과 짝을 이룬다. 때론 단독블로킹 상황에서 포인트를 만들어낸다.

서브 스타일도 바꿨다. 기존에는 라인 바로 뒤에서 바로 서브를 넣었지만 지금은 뒤로 몇 걸음 옮겨 제자리 점프서브를 구사한다. 공을 때리는 순간, 강하게 손목 힘을 집어넣는다. 때론 무회전 서브로 상대를 흔든다.

그러다보니 이다영에게 최우선적으로 요구되는 건 강철 체력이다. 이다영은 “체력은 자신이 있어요”라며 크게 웃었다. 이어 “웨이트 트레이닝도 많이 했고요, 계속 힘들게 하다 보니 조금씩 이겨내는 힘이 생기더라고요”라고 덧붙였다.

이다영은 요즘 훈련이 끝나도 배구 생각을 많이 한다. 그는 “저녁이나 외박 때도 ‘내일 운동이 있으니 놀지 말아야지’라는 생각이 들어요. 음식 조절도 더 하게 됩니다”라고 말했다. 부쩍 달라진 모습이다.

이다영을 지도하고 있는 현대건설 이도희 감독은 “다영이는 이번 시즌이 첫 시즌이나 다름없다. 선수는 한 시즌을 주전으로 뛰면서 마쳐야 커리어가 생긴다. 이번 시즌이 끝나면 다영이는 더욱 성장할 것으로 본다. 지금부터 3년 동안이 다영이의 배구인생에 가장 중요한 시기다”라고 말했다.

명세터 출신인 이도희 감독이 이다영 업그레이드 프로젝트에 팔을 걷어붙인 것.

이다영은 요즘 하루하루가 즐겁다. 칭찬보다 지적이 많지만 성장의 자양분임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

이다영은 “‘배구는 세터 놀음’이라고 하죠. 저도 책임감으로 해내야 한다고 생각해요. 부담을 줄이고, 자신있게 하려고 합니다”라고 말했다.

이다영은 30일과 10월 1일 덴소와 연습경기를 펼친 뒤, 동료들과 함께 2일 귀국길에 오른다.

인터뷰를 하고 있는 이다영. (C)현대건설

홍성욱 기자 mark@thesportstimes.co.kr

<저작권자 © 스포츠타임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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