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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피플] '한화→우리은행→도요타 여농→도요타 여배' 베테랑 김덕영 트레이너가 전하는 큰 울림

기사승인 2025.08.30  14:35: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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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덕영 트레이너가 도요타 선수들의 몸 푸는 과정을 지도하고 있다. [도요타 오토바디 제공]

[스포츠타임스=용인, 홍성욱 기자] 김덕영 트레이너는 21년 전인 지난 2004년 프로야구 한화 이글스에서 선수들의 몸을 돌보기 시작했다. 이후 8년이 지난 2012년 그는 여자프로농구 우리은행 트레이너로 농구와 인연을 맺는다. 여자 선수들과도 처음이었다.

당시 만년 꼴찌였던 우리은행은 위성우 감독 부임과 함께 혹독한 훈련을 통해 거듭났고, 통합우승을 차지하며 스포츠계 전체의 주목을 받았다.

김덕영 트레이너는 우리은행의 3년 연속 정상등극에 기여한 뒤 일본으로 향했다. 일본여자농구 도요타에 스카우트 된 것.

일본에서 농구 선수들의 몸을 관리하던 그는 4년이 지난 2019년 여자배구 도요타 오토 바디 퀸시스 가리야로 적을 옮겼다. 이후 7년째 선수들을 지도하고 있는 그를 29일 IBK기업은행 기흥체육관에서 만났다. 

도요타는 IBK기업은행과 꾸준히 교류하고 있고, 지난해 IBK의 일본 방문에 이어 올해는 도요타 선수단이 한국을 찾았다. 여러 종목을 두루 거치며 한국과 일본 선수들을 지도한 그와 오랜만에 만나 얘기 보따리를 풀었다. 그가 전하는 말 속에서 큰 울림이 전해졌다.

# 도요타 농구단에서 도요타 배구단으로 옮긴 이유가 궁금하다.

“배구단에서 제의가 왔다. 같은 도요타지만 농구단은 본사에서 관리하고, 배구단은 구단명에 오토 바디라는 명칭이 따라붙는 것처럼 자회사라 보면 된다. 마침 배구단에 있던 일본인 트레이너가 나를 추천했는데 구단이 제시한 영입 조건도 흡족했고, 배구를 경험하고 싶은 욕심이 나서 다시 도전을 선택했다.”

# 트레이너 관점에서 볼 때 배구는 농구와 어떤 차이가 있나.

“농구는 몸이 부딪히는 특성이 있다. 또한 지구력이 중요하다. 유산소 운동이 매우 중요하다. 반면 배구는 야구에서 쓰는 근육을 공통적으로 사용한다. 점프를 하고, 어깨 회전근도 많이 쓴다. 여기에 순발력은 물론이고, 지구력과 근력까지 필요하다. 트레이닝 차원에선 적용할 부분이 많다."

# 10년 전 스포츠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일본 여자농구 선수들이 훈련 2시간 전에 체육관에 온다고 듣고 놀란 기억이 있다. 배구도 마찬가지인가.

”그렇다. 일본 선수들은 자신에게 필요하거나 부족한 부분을 찾아서 많이 물어보고 알려주면 그대로 실천하려 한다. 또한 정해진 부분은 특별한 변동이 없는 한 꾸준하게 반복한다. 굳이 따로 말을 하지 않아도 할 일을 찾아서 하는 게 습관화 돼 있다. 오전 9시 30분에 훈련이 시작되지만 선수들은 7시가 지나면 하나둘 체육관에 도착한다. 메디컬 파트는 8시에 도착하고, 내가 담당하는 스트렝스 파트는 그 이후에 진행된다. 선수들은 체육관에 도착해 초음파 관리나 스트레칭을 시작하고 메디컬 체크를 받는다. 보강할 선수가 나오면 나에게 요청이 온다. 그럴 때는 따로 불러 보강 운동을 진행한다. 점프 훈련이 필요하면 추가로 한다. 재활 선수가 웨이트 트레이닝을 먼저 할 때 9시에 시작하기로 약속하면 그 전에 혼자 몸을 다 풀고 웨이트장으로 들어온다.“

# 현재 도요타 오토 바디에는 트레이너가 몇 명인가.

”3명이다. 스트렝스를 내가 책임진다. 2명은 메디컬을 담당한다. 또한 지정 협력병원에서 2주에 한 번 구단을 방문해 물리치료 및 체크를 해준다. 선수들이 병원에서 재활을 하기도 한다. 처음 도요타 농구단에 부임했을 때는 트레이닝을 주로 하면서 손이 부족할 때는 치료도 했다. 하지만 처음 2년만 그렇게 했고, 이후 스트렝스와 메디컬을 분리했다. 배구단에 와서는 처음부터 이런 시스템으로 일 했다. 스트렝스는 전체적인 컨디션을 관리하고, 몸을 좋게 만드는 파트다. 메디컬은 선수가 부상을 당했을 때 케어해주고 관리하는 차원이라 분리가 맞다고 본다.“

# 작년에 비해 선수단 구성에 변화가 눈에 보인다. 7년 전 배구단에 왔을 때 함께 했던 선수가 아직 남아있는지 궁금하다.

”딱 1명이 남아있다. 등번호 1번인 아웃사이드히터 히나타 시기하라다. 7년 전 고졸 신인이었고 지금은 팀의 주장이다.“

# 상당히 젊은 팀이다. 한국과 비교하면 우리는 나이 40 전후에도 주전인 상태에서 은퇴 시기를 고민한다. 일본의 분위기위는 사뭇 다르다. 

”일본 SV.리그의 경우 팀에서 그만두라고 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 다만 빅토리아 히메지처럼 전원 프로로 계약하는 팀은 선수의 퇴단 결정을 구단이 내린다. 나머지 대부분의 구단은 회사에서 그만두라는 말을 하지 않는다. 선수 자신이 지금 이 정도면 내가 경기에 나서기 힘들고, 후배들이 치고 올라와 물러나야 한다고 생각할 때 은퇴를 결정하는 동시에 근무에 들어간다. 만일 그 선수가 경기에 나서지 못하는 상황이라도 구단에서 먼저 배구단 퇴단을 언급하지는 않는다.“

# 일본 SV.리그를 보면 신인 선수들이 주전 혹은 비중있게 출전하는 경우가 흔하다.

”그렇게 만들기 위해 프런트가 상당히 노력한다. 신인 선수가 들어오면 당장 주전을 차지하지는 못하더라도 교체로 들어가 기량을 선보인다. 스태프 입장에서도 새로 입단한 선수들의 몸 관리에는 더욱 만전을 기한다.“

# IBK기업은행과의 경기 때 에리카 아리키와 나란히 서서 많이 얘기를 주고받는 걸 봤다. 주로 어떤 얘기였나.

”구단에서는 ‘에리카’라고 부른다. 현재 구단 코디네이터를 담당하고 있다. 명성이 대단한 선수였고, 4년 전에는 선수로 뛰었다. 선수 마지막 시기를 함께 해 정이 들었다. 에리카는 은퇴 시즌에도 한참 어린 선수들과 똑같이 훈련했다. 모든 훈련을 다 소화했다. 400m를 뛰면 1분 15초를 넘지 않았다. 상당히 잘뛰었다. 대부분 1분 10초 이내에 들어왔다. 벤치프레스를 할 때도 70kg 넘게 소화했다. 지금도 이 정도 무게를 드는 선수가 흔하지 않다. 은퇴 시즌에도 70kg을 거뜬히 소화하며 파워를 자랑했다. 자기관리를 너무 잘하는 선수다. 또한 대표팀의 캡틴이었고, 도요타의 캡틴이었다. 선수들을 보듬는 역할도 했다. 요즘은 경기 중에 주로 미들블로커 선수들의 부족한 부분을 소통한다. 어떻게 발전해야 한다는 얘기도 나눈다. 트레이닝 파트에서도 적용해야 할 부분들이 많아 끊임없이 소통한다. 선수 출신이기에 부족한 부분을 잘 캐치하고 알려준다. 트레이너 입장에선 이런 실질적인 얘기를 해주는 것이 큰 도움이 된다. 이를 바탕으로 훈련 프로그램을 짤 때 바로 반영하게 된다. 구단에 어린 선수들이 많기 때문에 큰 도움이 된다.“

# 일본 다른 구단 선수들도 그렇지만 도요타는 키가 상대적으로 더 작아보인다.

”일본 전체적으로 선수들 키가 작다. 도요타의 경우 외국인선수를 빼면 국내선수 최장신이 175cm다. 결국 공격능력에서 조금 부족하면 수비를 통해 이를 커버해야 한다. 이럴 경우 선수의 순발력이 매우 중요하다. 트레이닝 파트에서는 기본적으로 지구력 베이스를 깔아두고, 그 상태에서 파워를 강화한 뒤, 순발력으로 들어간다.“

# 아주 작은 선수가 경기 중 보였다. 수비 능력이 탁월했다.

”나카무라 하루라는 리베로 선수다. 본인은 150cm라고 주장하지만 실제 키는 149cm다. 순발력이 정말 뛰어난 선수다. 20m 달리기를 하면 전체 3위 이내에 들어온다. 그 만큼 발을 빨리 움직인다는 얘기다. 유심히 살펴보면 스타트 감각이 탁월하다. 수비 때 볼의 낙구 지점을 본능적으로 빨리 판단하고 반응한다. 키가 작기 때문에 떨어지는 볼을 잘 걷어올릴 수 있다. 작은 키를 장점으로 살려내는 선수다. 볼 터치 감각도 좋다. 이 선수가 신입으로 들어왔을 때는 웨이트 트레이닝을 많이 하지 않아 근력이 부족했다. 지금은 힘도 많이 붙었다. 수비에서 안정감이 보인다.“

 # 올 시즌 팀의 외국인선수는 어떻게 구성됐나.

”세터는 아시아쿼터로 태국 출신 눗사라 톰꼼이 9월에 합류한다. 외국인선수는 3명인데 2명까지 나설 수 있다. 미국 출신 아포짓 스파이커 다니엘 쿠니노가 돌아왔다. 3년 전 도요타에서 리그 득점왕을 차지했던 선수다. 독일 미들블로커 마리에 슐첼도 합류한다. 두 선수는 현재 세계선수권에 출전중이다. 러시아 출신 소피아 쿠즈니에소바는 184cm로 키는 크지 않지만 탄력이 좋은 선수다.“

# 한국 선수들과 일본 선수들을 모두 경험해 봤다. 근육이 다른지 궁금하다.

”한국 여자배구 선수들을 직접 관리하지는 않았다. 하지만 보면 느낌이 온다. 일단 파워 면에서는 좋다. 하지만 세밀한 움직임과 순발력이 떨어진다. 또한 훈련 전 준비시간이 짧다보니 늦게 올라온다. 갑자기 움직이다 부상이 나올 수 있다. 사흘 동안 IBK기업은행에 있었는데 기본적인 부분도 언급하고 싶다. 식사를 예로 들자면 많이 먹는 게 중요한 게 아니다. 영양섭취가 필요한 시간에 적정량을 먹는 게 중요하다. IBK에선 아침 식사를 하는 선수가 거의 보이지 않았다. 분명 식사를 한 선수와는 힘에서 차이가 난다. 순발력과 집중력 모두 떨어진다. 긴 시간 누적되면 더 그렇다. 도요타 선수들과 차이가 느껴졌다. 전체적으로 한국 선수들은 체격 조건이 좋은 편이니 앞으로 피지컬을 바탕으로 순발력과 민첩성을 키워 반응속도까지 빨라진다면 수비능력도 강화되고 더 좋은 성적을 낼 수 있을 것이다.“

# 이전 2012년 우리은행 훈련은 독특한 케이스로 봐야 하나.

”예외라고 본다. 우리은행이 요즘도 그렇게 많은 운동을 소화하는지는 직접 보지 않아 모르겠다. 다만 우리은행의 2012년 당시 훈련량은 일본 여자팀보다 훨씬 많았다. 당시 일본 팀과의 연습경기에서 체력적으로 밀린 적이 단 한 번도 없었다.“

# 트레이너로 가장 보람을 느끼는 순간이 있다면 언제인가.

”시즌이 끝났을 때다. 선수들이 찾아와 비시즌 체력훈련 및 시즌 때 세심한 관리를 해줘 부상 없이 한 시즌을 잘 마무리했다는 얘기를 해줄 때 보람을 느낀다. 잘 해서 경기에 많이 나간 선수도 있지만 출전기회가 적었던 선수들도 와서 고맙다는 얘기를 해준다. 그럴 때마다 더 열심히 선수들을 돌봐야 한다고 생각하게 된다.“

# 이번 시즌 팀의 목표와 김덕영 트레이너 개인의 목표는 무엇인가.

”우선 팀은 지난 시즌 9위를 하면서 8강 토너먼트 진입에 실패했다. 올해는 4강에 드는 것이 목표다. 나 역시 그 목표를 위해 선수들을 잘 관리하려 한다. 부상 선수가 나오지 않도록 선수들을 잘 돌보는 것이 중요하다. 최선을 다하려 한다. 4강에 오른다면 정말 기쁠 것 같다.“ 

김덕영 트레이너(오른쪽)와 에리카 아라키 코디네이터가 IBK기업은행 기흥체육관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도요타 오토바디 제공]

홍성욱 기자 mark@thesportstimes.co.kr

<저작권자 © 스포츠타임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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